개념 글 · 수식 없이 읽기

물리학이 정하지 않는 것

모든 힘을 하나로 기술하는 이론이 완성되어도 그 이론이 답하지 않는 물음들이 있다. 무엇이 왜 남는지를 범주를 나눠 정리한다.

Jun Lee검토 중

검토 중내용은 공개하되 출처 확인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유도와 인용을 직접 확인하고 읽으세요.검토 상태란

통일 이론이 완성된 날을 상상해 보자. 네 가지 힘이 하나의 규칙에서 나오고, 입자의 종류와 질량이 모두 계산으로 얻어지며, 실험이 전부 들어맞는다. 그날 우리는 무엇을 알게 되는가. 그리고 무엇은 여전히 모르는가.

이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질문의 종류를 나눠야 한다. 어떤 물음은 측정으로 갈린다. 양성자가 붕괴하는가,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는가, 힘의 세기가 높은 에너지에서 만나는가. 이런 물음은 답이 무엇이든 실험이 결정한다. 다른 물음은 아무리 정밀한 측정을 해도 갈리지 않는다. 측정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오든 양쪽 답이 모두 그 결과와 양립하기 때문이다.

범주가 다른 물음

길버트 라일은 어떤 물음이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못된 종류의 것을 요구해서 막히는 경우를 지적했다 [1]. 대학을 구경하러 온 사람에게 도서관과 강의동과 운동장을 다 보여 줬는데 "그래서 대학은 어디 있습니까"라고 묻는 경우다. 이 사람은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학이라는 말이 건물과 같은 범주에 있다고 잘못 놓았다.

물리학과 형이상학 사이에서 같은 종류의 혼동이 자주 일어난다. 양쪽 방향 모두에서 일어난다. 한쪽에서는 "물리 법칙이 이렇게 정교하니 설계자가 있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물리학이 우주의 시작을 계산했으니 창조는 필요 없다"고 한다. 두 문장은 입장이 반대지만 같은 실수를 한다. 물리 이론이 답하는 범주의 진술에서 답하지 않는 범주의 결론을 꺼낸다.

남는 물음의 목록

완성된 통일 이론을 손에 쥐고도 남는 물음을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법칙의 지위에 대한 물음이다. 방정식은 세계가 실제로 따르는 명령인가, 아니면 우리가 관측한 규칙성을 가장 간결하게 요약한 서술인가. 두 입장은 예측이 똑같으므로 실험이 가르지 못한다. 그런데 이 물음의 답에 따라 "법칙이 왜 이런 형태인가"라는 질문이 의미 있는 질문인지 아닌지가 달라진다.

둘째, 우연성의 물음이다. 통일 이론이 있어도 그 이론이 허용하는 진공 상태가 여럿일 수 있고, 우리 우주가 그중 하나에 자리 잡은 것이 왜 하필 이쪽인지는 이론이 말하지 않는다. 이론이 완성될수록 오히려 이 물음이 선명해진다.

셋째, 존재 자체의 물음이다.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 있는가. 물리 이론은 어떤 상태에서 어떤 상태가 나오는지를 말한다. 그 계산을 아무리 이른 시각까지 밀어붙여도, 계산이 적용될 무언가와 계산 자체가 이미 전제되어 있다. 이 물음이 좋은 물음인지 잘못 세워진 물음인지는 철학 안에서도 논쟁이다. 하지만 물리 계산이 그 논쟁을 끝내지는 않는다.

넷째, 의식과 가치의 물음이다. 원리적으로 모든 물리 과정을 기술할 수 있다고 해도, 그 기술이 왜 경험이 동반되는지는 같은 종류의 질문이 아니다 [2].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어떤 기술에서도 따라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물리학을 깎아내리는 말은 아니다

남는 물음이 있다는 지적을 물리학의 한계를 조롱하는 말로 읽으면 곤란하다. 물리학이 강한 이유가 바로 답할 수 있는 물음의 범위를 좁게 잡았기 때문이다. 자기 주장을 관측으로 부정될 수 있는 형태로 내놓는 규율이 이 학문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3]. 답하지 않는 물음이 있다는 것은 결함이 아니라 그 규율의 다른 얼굴이다.

반대로, 물리학이 답하지 않는 물음이 있다는 사실이 특정한 형이상학적 답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빈자리는 빈자리일 뿐이고,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별도의 논증이 필요하다. 이 사이트가 물리 트랙과 철학 트랙을 따로 두고, 둘을 잇는 글에서는 근거로 삼은 단원을 반드시 명시하게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어 읽을 곳은 범주 오류 항목, 법칙의 지위 항목, 그리고 과학과 종교의 관계 유형론 단원이다.

참고문헌

  1. Ryle, G. (1949). The Concept of Mind. Hutchinson.
  2. Kim, J. (2005). Physicalism, or Something Near Enough. Princeton University Press.
  3. Popper, K. (1963). Conjectures and Refutations: The Growth of Scientific Knowledge. Routledge.

초고 AI 보조이 글은 초고 작성에 AI 보조를 썼습니다. 수식 유도와 인용은 사람이 확인해야 검토 완료로 올라갑니다.사용 범위

더 들어가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