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글 · 수식 없이 읽기

힘이 하나가 된다는 말의 뜻

전자기, 전기약, 대통일에서 "하나가 되었다"는 말은 매번 다른 일을 가리킨다. 수식 없이 그 세 가지를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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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서 "두 힘이 하나가 되었다"는 문장은 자주 나온다. 그런데 이 문장이 실제로 가리키는 일은 경우마다 다르다. 적어도 세 가지가 섞여 있다. 하나는 서로 다른 줄 알았던 두 현상이 사실 같은 것이었다는 발견이다. 다른 하나는 두 현상이 여전히 구별되지만 하나의 틀 안에서 함께 기술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하나는 따로 측정해야 했던 숫자 두 개가 하나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셋은 강도가 전혀 다르다.

전기와 자기

19세기 중반까지 전기와 자기는 별개의 주제였다. 호박을 문지르면 생기는 힘과 나침반을 돌리는 힘은 다른 항목이었다. 그런데 전류가 나침반 바늘을 움직이고, 자석을 움직이면 전류가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정적인 것은 그다음이다. 두 현상을 함께 기술하는 방정식을 쓰고 나니, 그 방정식에서 스스로 퍼져 나가는 파동이 나왔다. 그 파동의 속도가 이미 측정되어 있던 빛의 속도와 같았다. 빛이 곧 전자기파였다.

여기서 일어난 일은 첫 번째 종류다. 전기와 자기는 하나의 대상이 관측자에 따라 다르게 보인 것이었다. 정지한 전하 옆을 지나가면서 보면 그 전하는 전류이고, 전기장은 자기장으로 보인다. 둘을 나눈 것은 자연이 아니라 우리의 관측 상태였다. 이 경우 "하나가 되었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다.

전기약 통일

20세기 중반에는 전자기력과 약한 핵력을 함께 다루는 이론이 세워졌다. 약한 핵력은 원자핵의 베타 붕괴를 일으키는 힘으로, 세기도 훨씬 약하고 도달 거리도 원자핵보다 짧다. 겉보기로는 전자기력과 닮은 구석이 없다.

이 이론이 보인 것은, 두 힘을 매개하는 입자들이 원래는 같은 자격을 가진 한 묶음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우주가 식으면서 진공의 상태가 한쪽으로 치우쳤고, 그 결과 어떤 매개 입자는 무거워지고 어떤 것은 무게가 없는 채로 남았다. 무거운 입자가 나르는 힘은 거리가 짧고 약해 보인다. 무게가 없는 입자, 곧 빛알이 나르는 힘은 멀리 간다. 힘의 차이는 규칙의 차이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환경이 차가워진 결과다.

그래서 이 경우는 두 번째 종류다. 두 힘은 하나의 틀에 담겼고 그 틀은 검증 가능한 새 예측을 냈다. 실제로 이론이 요구한 무거운 매개 입자들이 나중에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론에는 여전히 서로 독립적인 세기 상수가 둘 남아 있다. 숫자 두 개가 하나로 줄지는 않았다. 이 지점을 두고 "전기약 통일은 통일이 아니라 결합"이라고 부르는 과학철학자들이 있다 [1].

대통일

세 번째 단계가 대통일이다. 여기서 제안하는 것은 강한 핵력까지 포함해 세 힘의 세기 상수가 아주 높은 에너지에서 하나의 값으로 만난다는 가설이다. 세기 상수는 고정된 값이 아니라 보는 거리 척도에 따라 천천히 변하는데, 그 변화를 따라 올라가면 세 값이 서로 가까워진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세 번째 종류의 통일이 된다. 독립적으로 측정해야 했던 숫자 세 개가 하나에서 나온다. 덤으로 전자의 전하와 쿼크의 전하가 왜 정확한 비율을 이루는지도 따라 나온다. 다만 이 가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가설이 예측하는 양성자 붕괴는 지금까지 한 번도 관측되지 않았고, 정밀한 측정을 넣으면 세 값이 한 점에서 정확히 만나지도 않는다.

조심할 것

통일의 역사를 읽다 보면 "결국 모든 것은 하나다"라는 결론으로 미끄러지기 쉽다. 그러나 위의 어느 단계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물리학의 통일은 서술의 통일이다. 더 적은 규칙과 더 적은 입력 숫자로 더 많은 현상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세계가 몇 종류의 것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는 별개의 물음이고, 그 물음은 물리학 안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2]. 통일 이론을 찾는 물리학자들 자신도 이 구분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갈린다 [3].

더 읽을 곳은 통일 항목과 물리적 통일과 형이상학적 일원론 단원이다.

참고문헌

  1. Morrison, M. (2000). Unifying Scientific Theories: Physical Concepts and Mathematical Structures. Unifying Scientific Theori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 Cao, T. Y. (1997). Conceptual Developments of 20th Century Field Theori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3. Weinberg, S. (1992). Dreams of a Final Theory. Pantheon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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