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B 종교·철학 · B0 방법론과 범주 통제

B0-5방법론적 자연주의의 경계

방법 규칙으로서의 자연주의와 세계에 대한 주장으로서의 자연주의를 갈라 쓰고, 규칙이 어디까지 미치며 어디서부터 별도의 논증이 필요한지 표시한다.

Jun Lee종교·철학입문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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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원전

  • Alvin Plantinga, 『Where the Conflict Really Lies』 결론부 ·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 영어
  • Alvin Plantinga, 『Where the Conflict Really Lies』 10장 ·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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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상황

과학은 자연적 원인만 다룬다. 이 규칙에는 이름이 있다. 방법론적 자연주의다. 규칙 자체를 부정하는 연구자는 거의 없다. 논쟁은 언제나 규칙의 지위와 범위에서 벌어진다.

지위의 물음은 이렇다. 이 규칙은 세계에 자연적인 것만 있다는 발견의 요약인가, 아니면 그런 발견과 무관하게 공적 검증이 가능한 설명만 다루기로 한 절차적 약속인가. 범위의 물음은 이렇다. 규칙을 지키며 얻은 결과로부터 규칙 바깥의 명제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두 물음이 뒤섞이면 두 방향의 오류가 나온다. 한쪽에서는 "과학이 영혼을 발견하지 못했으므로 영혼은 없다"고 말한다. 방법상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을 다루어 보고 없더라는 보고로 바꾼 것이다. 다른 쪽에서는 "과학이 설명하지 못한 곳에 신의 작용이 있다"고 말한다. 규칙이 정한 침묵을 자기 주장의 자리로 쓴 것이다. 두 오류는 대칭이며 같은 범주 혼동에서 나온다.

b0-1 에서 이 구분을 지도로 그렸다면, 이 단원은 경계선 위에 서서 어느 쪽 걸음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정한다.

원전 발췌

자연주의는 종교가 아니다. 그러나 종교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는 수행한다. 그것은 하나의 큰 이야기를 제공하며, 인간의 깊고 중요한 물음들에 답한다.

영어

Naturalism is not a religion. It does, however, perform one of the main functions of a religion: it offers a master narrative, it answers deep and important human questions.

Alvin Plantinga, 『Where the Conflict Really Lies』 결론부·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이 문장의 표적은 자연주의의 내용이 아니라 지위다 [1]. 큰 이야기를 제공하는 체계는 그 자체로 과학의 결론일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주의와, 우리 인간이 현재의 진화론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는 믿음을 함께 받아들이는 것은 자기 논박적이다.

영어

The conjunction of naturalism with the belief that we human beings have evolved in conformity with current evolutionary doctrine is self-defeating.

Alvin Plantinga, 『Where the Conflict Really Lies』 10장·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논증 재구성

방법 규칙으로서의 자연주의를 정당화하는 논증. 이 쪽을 먼저, 가장 튼튼한 형태로 세운다.

  1. 과학적 주장은 서로 다른 전제를 가진 탐구자들이 원리상 같은 절차로 확인하거나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2. 어떤 설명이 공적으로 확인되려면 그 설명이 무엇을 금지하는지가 명시되어야 한다 [2].
  3. 자유로운 의지를 가진 초자연적 행위자를 원인으로 드는 설명은, 그 행위자의 의도를 독립적으로 제약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금지하지 않는다.
  4. 그러므로 그런 설명은 공적 절차에 들어올 수 없다.
  5. 따라서 자연적 원인만 다루는 규칙은 존재론적 주장이 아니라 절차적 요건에서 따라 나온다.

이 논증의 결론이 중요하다.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초자연적인 것은 없다"가 아니라 "설명이 시험 가능한 형태를 갖추지 못하면 다루지 않는다"이다. 전제 3 의 단서에 주의해야 한다. 의도가 독립적으로 제약된 경우, 예컨대 특정 기도 실험처럼 예측이 명시된 경우에는 시험이 실제로 수행되었고 결과가 보고되었다. 규칙은 주제로 미리 배제하지 않고 형식으로 걸러 낸다.

플랜팅가의 경계 논증.

  1.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탐구 절차에 대한 규칙이다.
  2. 형이상학적 자연주의는 존재하는 것의 목록에 대한 주장이다.
  3. 규칙을 지켜 얻은 결과들은 그 규칙이 다루지 않기로 한 영역에 대해 아무 결론도 주지 않는다.
  4. 그러므로 과학의 성공은 형이상학적 자연주의의 증거가 아니다.
  5. 나아가 형이상학적 자연주의는 자기가 의존하는 인지 능력의 신뢰성에 대해 스스로 근거를 대지 못한다는 점에서 내적 난점을 안는다.

4 까지는 방어적 논증이고, 5 에서 공세로 바뀐다. 이 전환이 정당한지가 아래 반론의 초점이다.

반론과 재반론

반론 1. 규칙을 절차적 요건으로만 두면 경계가 물러진다. 시험 가능한 형태만 갖추면 무엇이든 과학에 들어온다는 뜻이고, 그러면 과학과 유사 과학의 구분이 사라진다.

재반론. 구분은 사라지지 않고 자리를 옮긴다. 경계는 존재자의 목록이 아니라 주장의 형식과 이력에 놓인다. 시험 가능한 형태를 갖춘 주장이 시험에서 기각되면 그 주장은 기각된 과학적 가설이 되고, 기각될 때마다 형태를 바꾸어 시험을 피하면 그것이 곧 퇴행의 표지다. 목록으로 긋는 경계는 새로운 종류의 주장 앞에서 무력하지만, 형식으로 긋는 경계는 그렇지 않다. 이것은 b0-2 에서 본 세 모형이 실제로 쓰이는 자리다.

반론 2. 전제 5 는 진화론을 오독한다. 신뢰할 만한 인지 능력은 생존에 유리하므로 선택되었을 것이고, 따라서 자연주의와 진화는 인지 신뢰성을 오히려 예측한다.

재반론. 이 반론이 겨냥하는 지점을 플랜팅가는 미리 다룬다. 선택은 행동에 작용하며, 적응적 행동을 낳는 믿음 내용이 참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의 논지다. 반론이 성립하려면 믿음의 내용이 행동을 인과적으로 결정한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이 전제는 심리철학의 논쟁적 입장이지 진화론의 내용이 아니다. 다만 플랜팅가 쪽에도 대가가 있다. 그의 논증은 믿음 내용과 행동의 연결을 느슨하게 잡을수록 강해지는데, 그렇게 잡으면 유신론적 진화론자의 인지 능력도 같은 회의의 사정거리에 들어간다. 그래서 이 단원은 전제 5 를 결론이 아니라 미결 쟁점으로 표시하고, 4 까지만 이후 단원의 발판으로 쓴다.

반론 3. 방법론적 자연주의도 이미 형이상학적이다. 자연적 원인만으로 충분하리라는 기대 없이는 규칙을 계속 지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재반론. 규칙을 지키는 이유는 충분성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공적 검증 가능성이다. 어떤 영역이 끝내 자연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해도 규칙은 유지될 수 있다. 그때 규칙이 말하는 것은 "설명이 없다"가 아니라 "우리 절차로는 다룰 수 없다"이며, 이 둘은 서로 다른 문장이다. 바버의 분류에서 독립 유형이 지키려는 것도 이 차이다 [3]. 규칙을 형이상학적 기대로 읽는 순간, 아직 설명되지 않은 영역이 곧바로 논쟁거리가 되어 버린다.

물리학과의 접점

이 절은 접점을 표시만 한다. 아래 어느 항목도 형이상학적 결론의 전제로 쓰이지 않는다.

  • 트랙 A 의 대통일 탐색은 방법론적 자연주의 아래서 수행되는 전형적 연구다. 시험 가능한 형태를 갖추었고, 기각될 때마다 모형이 줄어든다. 이 구조는 위 반론 1 의 재반론이 말하는 "형식으로 긋는 경계"의 실물이다.
  • 왜 법칙이 있는가라는 물음은 규칙 바깥에 있다. 물리학은 이 물음에 답하지 않으며, 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답이 없다는 뜻도 아니다. 이 물음은 트랙 B 후반 모듈과 트랙 C 의 주제다.
  • 설명의 종결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는 물리학의 문제가 아니라 반증 가능성과 설명 개념에 대한 결정이다. 트랙 A 의 유효 이론 위계를 읽을 때 이 결정이 어디서 이루어지는지 표시해 두면 트랙 C 에서 쓸 수 있다.

연습문제

문제 1오류 진단형

다음 두 문장은 반대 방향의 오류를 범한다. 각각 어느 경계를 넘었는지 지적하고 고쳐 쓰시오.

(가) 신경과학은 영혼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물리학은 우주의 시작을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 자리에 창조자가 있다.

해설

(가) 는 방법상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을 탐색해 보고 없더라는 보고로 바꾸었다. 신경과학의 측정은 물리적 상관물을 대상으로 하며, 비물리적 실체는 그 절차의 탐색 대상이 아니다. 고쳐 쓰면 "신경과학은 심적 상태의 물리적 상관물을 찾는 데 성공해 왔고, 비물리적 실체를 상정할 설명적 필요를 줄여 왔다"가 된다. 필요가 줄었다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문장이며, 후자에는 별도의 형이상학적 논증이 필요하다.

(나) 는 규칙이 정한 침묵을 자기 주장의 자리로 썼다. 설명의 부재는 특정 설명을 지지하지 않는다. 고쳐 쓰면 "현재의 물리 이론은 고전적 기술이 무너지는 영역에서 예측력을 잃는다"와 "세계가 존재하는 근거에 관한 주장은 물리학의 공백이 아니라 자체 논증으로 지지되어야 한다"가 된다.

흔한 오류는 두 문장 가운데 하나만 오류로 보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대개 읽는 사람이 어느 한쪽 진영에 속해 있어서, 자기 쪽 결론으로 가는 비약은 논증처럼 보이고 반대쪽 비약만 눈에 띄기 때문이다. 두 문장의 논리 구조가 같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이다.

문제 2논증 재구성형

"기도의 효과를 측정한 임상 시험은 방법론적 자연주의를 어긴다"는 주장을 전제-결론 형식으로 세우고, 위 본문의 정당화 논증에 비추어 평가하시오.

해설

재구성.

  1.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초자연적 원인을 과학의 설명에서 배제한다.
  2. 기도 실험은 초자연적 원인의 효과를 측정하려 한다.
  3. 따라서 기도 실험은 방법론적 자연주의를 어긴다.

전제 1 이 부정확하다. 본문의 정당화 논증에 따르면 규칙이 배제하는 것은 주제가 아니라 형식, 곧 아무것도 금지하지 않는 설명이다. 기도 실험은 "이 집단의 회복률이 저 집단보다 높을 것"이라는 명시적 예측을 세우므로 금지 조건을 갖추었고, 그래서 시험될 수 있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 이 시험은 규칙 안에서 수행된 것이다.

주의할 점은 이 시험의 결과가 신학적 명제 전체에 대해 말해 주는 바가 적다는 것이다. 많은 신학 전통은 기도를 통계적으로 예측 가능한 개입으로 보지 않으며, 그 전통에 대해서는 시험이 애초에 표적을 맞히지 않는다.

흔한 오류는 전제 1 을 주제 금지로 읽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교육 현장의 논쟁에서 규칙이 실제로 주제 금지처럼 쓰여 왔기 때문이다. 절차적 요건으로 읽으면 규칙은 더 좁게 작동하지만 훨씬 방어하기 쉬워진다.

문제 3반론 작성형

이 단원이 전제 5 를 미결 쟁점으로 남긴 결정에 대해 양쪽에서 각각 반론을 하나씩 만드시오.

해설

플랜팅가 쪽 반론. 전제 5 를 유보하면 논증은 방어적 결론에 머물고, 자연주의가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는 핵심 지적이 사라진다. 방어만으로는 왜 유신론이 과학의 전제와 더 잘 맞는지 말할 수 없다.

자연주의 쪽 반론. 전제 5 를 미결로 남기는 것조차 지나친 양보다. 인지 신뢰성 문제는 자연주의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입장에서도 순환 없이 해결되지 않는 오래된 문제이며, 이를 한쪽의 부담으로 표시하는 것 자체가 편향이다 [4].

두 반론이 반대 방향이라는 사실이 이 결정의 근거다. 전제 5 는 심리철학과 인식론의 여러 논쟁적 전제에 의존하므로, 이 모듈의 도구만으로는 판정할 수 없다. 미결로 표시하되 어느 쟁점이 걸려 있는지 적어 두는 것이 판정을 서두르는 것보다 낫다. 표시된 미결은 나중에 다시 열 수 있고, 몰래 통과한 전제는 다시 열리지 않는다.

더 읽기

  • [1] 10장이 진화 논증의 본문이고, 결론부가 자연주의의 지위를 다룬다. 방어적 논증과 공세적 논증이 어디서 갈리는지 표시하며 읽으면 좋다.
  • [3] 는 같은 구분을 관계 유형론의 틀에서 다룬다. b0-1 과 함께 읽는다.
  • [4] 는 반대 방향의 대표적 서술이다. 이 책이 어디서 방법 규칙을 존재 주장으로 바꾸는지 표시하며 읽는 것이 이 단원의 좋은 연습이다.

참고문헌

  1. Plantinga, A. (2011). Where the Conflict Really Lies: Science, Religion, and Naturalism. Oxford University Press.
  2. Popper, K. (1963). Conjectures and Refutations: The Growth of Scientific Knowledge. Routledge.
  3. Barbour, I. G. (1997). Religion and Science: Historical and Contemporary Issues. HarperOne.
  4. Stenger, V. J. (2009). Quantum Gods: Creation, Chaos, and the Search for Cosmic Consciousness. Prometheus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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