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A 물리학 · A0 수학 도구 정비

A0-6함수해석 최소 도구

힐베르트 공간과 자기수반 연산자, 스펙트럼의 뜻을 장이론에서 실제로 쓰는 만큼만 정리하고, 정의역과 분포가 왜 형식적 장식이 아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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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 없는 요지

양자역학은 상태를 벡터로, 관측량을 연산자로 다룬다. 벡터가 무한히 많은 성분을 가지는 순간 유한 차원 선형대수의 규칙 몇 가지가 조용히 깨진다. 고윳값이 이어진 띠로 나타나기도 하고, 고유함수가 상태 공간 밖에 놓이기도 하며, 같은 식으로 쓴 연산자가 정의역에 따라 다른 물리를 주기도 한다. 이 단원은 그런 함정 중 장이론에서 실제로 마주치는 것만 골라 정리한다. 목표는 정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조심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동기 · 무한 차원에서 달라지는 것

유한 차원에서 에르미트 행렬은 언제나 실수 고윳값과 완전한 고유벡터 집합을 가진다. 자유 입자의 운동량 연산자는 이 그림에 들어맞지 않는다. 고윳값이 실수 전체를 채우고, 고유함수 eipxe^{ipx} 는 제곱적분이 발산해 상태 공간에 속하지 않는다.

장이론에서는 사정이 더 나빠진다. 한 점에서의 장 ϕ(x)\phi(x) 는 애초에 연산자가 아니다. 같은 점에서 두 번 곱한 ϕ(x)2\phi(x)^2 이 발산하는 것이 재규격화가 필요한 근본 이유이고, 이는 계산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의 성격 문제다. 무엇이 어디까지 정의되는지 알아야 재규격화군의 논리도 제자리를 찾는다 [1].

핵심 수식

힐베르트 공간은 내적을 가진 복소 벡터공간 중 그 내적이 만드는 거리에 대해 완비인 것이다. 양자역학의 표준 예는 제곱적분 가능한 함수들의 공간이다.

f,g=f(x)g(x)dx,f2=f,f<(1)\langle f, g\rangle = \int \overline{f(x)}\,g(x)\,\dd x, \qquad \lVert f\rVert^2 = \langle f, f\rangle < \infty \tag{1}

연산자 AA 의 스펙트럼은 고윳값보다 넓은 개념이다.

σ(A)={λC  :  Aλ1 가 가역이 아님}(2)\sigma(A) = \lbrace \lambda \in \mathbb C \;:\; A - \lambda\,\mathbb 1 \text{ 가 가역이 아님} \rbrace \tag{2}

시간 발전이 확률을 보존한다는 요구는 스톤 정리를 통해 자기수반 생성자의 존재와 같은 말이 된다.

U(t)=eiHt,U(t)U(t)=1    H=H(3)U(t) = e^{-iHt}, \qquad U(t)^\dagger U(t) = \mathbb 1 \iff H = H^\dagger \tag{3}

장은 점마다의 연산자가 아니라 시험함수로 뭉갠 연산자값 분포다.

ϕ(f)=d4x  f(x)ϕ(x)(4)\phi(f) = \int \dd^4x \; f(x)\,\phi(x) \tag{4}

유도 · 세 가지 함정

완비성은 왜 필요한가

(1) 의 공간이 완비라는 말은 코시 수열의 극한이 공간 안에 있다는 뜻이다. 물리에서 쓰는 거의 모든 조작이 극한이다. 고유상태로의 전개, 섭동 급수, 시간 발전의 미분이 모두 근사열의 극한으로 정의된다. 완비가 아니면 극한이 공간 밖으로 나가 계산의 중간 단계가 의미를 잃는다. 연속함수들의 공간이 힐베르트 공간이 되지 못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에르미트와 자기수반은 다르다

유한 차원에서는 f,Ag=Af,g\langle f, Ag\rangle = \langle Af, g\rangle 만 확인하면 끝이다. 무한 차원에서는 연산자의 정의역까지 같아야 자기수반이라 부른다. 반직선 x0x \geq 0 에서 A=id/dxA = -i\,\dd/\dd x 를 보자. 부분적분하면

f,AgAf,g=if(0)g(0)(5)\langle f, Ag\rangle - \langle Af, g\rangle = -i\,\overline{f(0)}\,g(0) \tag{5}

이다. 이 값을 0으로 만들려고 정의역을 f(0)=0f(0) = 0 인 함수들로 제한하면 AA 는 대칭이 된다. 그런데 켤레 연산자의 정의역에는 그런 조건이 없으므로 두 정의역이 어긋난다. 반직선 위의 운동량 연산자는 자기수반 확장을 아예 갖지 못한다. 물리적으로는 반직선에서 평행이동이 한쪽으로만 가능해 유니타리 군을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3) 이 요구하는 것은 대칭성이 아니라 자기수반성이다 [2].

고유함수가 공간 밖에 있을 때

(2) 의 정의가 넓은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운동량 연산자는 어떤 실수 λ\lambda 에 대해서도 AλA - \lambda 가 유계 역원을 갖지 않지만, 대응하는 고유함수는 힐베르트 공간 안에 없다. 이런 경우를 연속 스펙트럼이라 하고, 고유함수는 시험함수 공간의 쌍대에 사는 분포로 취급한다. 디랙이 쓰던 δ\delta 규격화는 이 사정을 계산 규칙으로 압축한 것이며, 장착 힐베르트 공간이 그 엄밀한 틀이다.

같은 이유로 장 자체도 (4) 처럼 뭉개야 연산자가 된다. 분포는 서로 곱할 수 없으므로 ϕ(x)2\phi(x)^2 은 정의되지 않고, 상호작용 항을 쓰려면 정규곱과 재규격화라는 처방이 필요하다. 발산은 계산의 서투름이 아니라 정의되지 않은 곱을 쓴 대가다 [3].

예제 1 · 두 종류의 스펙트럼

조화진동자 해밀토니안은 사다리 연산자로 H=ω(aa+12)H = \omega(a^\dagger a + \tfrac12) 로 쓰이고, 고윳값은 ω(n+12)\omega(n+\tfrac12) 로 띄엄띄엄하다. 고유함수는 모두 제곱적분 가능하므로 점 스펙트럼이다. 이 점 스펙트럼 구조가 자유장의 양자화를 가능하게 한다. 각 운동량 모드가 하나의 진동자가 되고, 전체 상태 공간은 각 모드의 들뜸을 세는 포크 공간이 된다. 입자 수는 여기서 정의된 양이다.

반대로 자유 입자의 해밀토니안은 연속 스펙트럼을 가진다. 두 스펙트럼이 한 이론에 공존하는 것이 보통이며, 속박 상태와 산란 상태의 구분이 곧 이 구분이다.

예제 2 · 클라인-고든 연산자와 질량각

클라인-고든 방정식은 평면파 기저에서 (p2+m2)ϕ~(p)=0\left(-p^2 + m^2\right)\tilde\phi(p) = 0 이 된다. 즉 연산자 +m2\Box + m^2 의 스펙트럼이 p2+m2-p^2 + m^2 이고, 해가 있으려면 p2=m2p^2 = m^2 이어야 한다. 이 조건이 질량각이다.

이 관점은 전파인자의 정체도 설명한다. 전파인자는 +m2\Box + m^2 의 역원인데, 스펙트럼이 질량각에서 0이므로 역원이 그 자리에서 발산한다. iϵi\epsilon 처방은 극점을 실수축에서 살짝 밀어 역원을 정의하는 조작이며, 미는 방향의 선택이 인과적 경계조건에 해당한다. 경로적분에서 같은 처방이 유클리드 회전으로 다시 나타난다 [4].

또 하나 기억할 것은 입자의 정의가 대칭군의 표현에서 온다는 점이다. 상태 공간에 푸앵카레 군이 유니타리로 작용하고, 그 기약 표현이 두 개의 불변량, 곧 질량과 스핀으로 이름 붙는다. 앞 단원의 표현론이 여기서 함수해석과 만난다.

연습문제

문제 1개념 진술형

"eipxe^{ipx} 는 운동량 연산자의 고유상태이므로 힐베르트 공간의 원소다"라는 문장이 왜 틀렸는지 설명하시오.

해설

(1) 의 규격에 넣어 보면 eipx2dx=dx\int \lvert e^{ipx}\rvert^2 \dd x = \int \dd x 로 발산한다. 제곱적분 가능성을 만족하지 않으므로 원소가 아니다. 물리적으로도 전 공간에 균일하게 퍼진 상태는 규격화된 확률 분포를 주지 못한다.

올바른 지위는 분포다. 시험함수와 짝지어질 때만 의미가 있고, 실제 상태는 여러 운동량을 겹친 파속으로 만든다. 이것이 연속 스펙트럼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흔한 오류는 pp=2πδ(pp)\langle p \vert p'\rangle = 2\pi\delta(p-p') 라는 식을 근거로 "델타 함수로 규격화했으니 원소"라고 보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이 식이 크로네커 델타 규격화와 형태가 같아서 이산 기저를 연속으로 늘린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델타 함수 자체가 함수가 아니며, 이 식은 규격화가 아니라 분포 사이의 항등식이다.

문제 2계산형

정준 교환 관계 [x^,p^]=i\left[\hat x, \hat p\right] = i 가 유한 차원 행렬로는 실현될 수 없음을 보이고, 무한 차원에서 그 논증이 왜 막히는지 설명하시오.

해설

유한 차원이면 대각합이 정의되고 tr(AB)=tr(BA)\tr(AB) = \tr(BA) 가 성립하므로 교환자의 대각합은 언제나 0이다. 그런데 우변의 대각합은 ii 곱하기 차원이라 0이 아니다. 따라서 유한 차원 실현은 없다.

무한 차원에서는 이 논증이 막힌다. x^\hat xp^\hat p 는 유계가 아니어서 대각합류 연산자가 아니고, tr(AB)=tr(BA)\tr(AB) = \tr(BA) 를 쓸 근거가 없다. 실제로 두 연산자는 정의역이 서로 다르며 교환 관계는 그 정의역이 겹치는 곳에서만 성립한다. 엄밀한 진술은 지수화한 바일 형태로 쓴다.

흔한 오류는 대각합 논증을 무한 차원에도 적용해 "양자역학은 모순"이라고 결론짓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대각합의 순환성이 매우 일반적인 성질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환성은 유계성이나 대각합류 조건이 붙어야 성립하는 정리이지 대수적 항등식이 아니다.

문제 3개념 진술형

(5) 의 계산을 근거로, 관측량이 되기 위해 에르미트성만으로는 부족한 이유를 설명하시오.

해설

(5) 이 0이 되도록 정의역을 좁히면 연산자는 대칭이 되지만, 켤레 연산자의 정의역이 더 넓게 남는다. 자기수반은 두 정의역이 정확히 같을 것을 요구한다. 스펙트럼 정리와 (3) 의 유니타리 시간 발전이 성립하려면 자기수반이어야 하므로, 대칭성만 확인하고 관측량이라 부르는 것은 이르다.

물리적 의미도 있다. 자기수반 확장이 여럿 존재할 때 각 확장은 서로 다른 경계조건, 곧 서로 다른 물리계에 대응한다. 상자 안의 입자에서 벽의 조건을 무엇으로 두느냐가 스펙트럼을 바꾸는 것이 그 예다. 확장이 하나도 없으면 그 양은 관측량이 될 수 없으며, 시간을 연산자로 만들려는 시도가 막히는 이유도 같은 자리에 있다.

흔한 오류는 에르미트와 자기수반을 같은 말로 쓰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유한 차원과 학부 양자역학에서 두 개념이 실제로 일치하고, 교과서가 정의역을 거의 언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분이 필요해지는 것은 경계가 있는 계, 특이 퍼텐셜, 그리고 장이론의 연산자를 다룰 때다.

더 읽기

  • 상태 공간과 대칭의 유니타리 표현을 공리부터 세우는 서술은 [2] 2장이다. 이 단원의 도구가 왜 필요한지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준다.
  • 자유장의 포크 공간 구성은 [1] 3~5장에 있다. 진동자 모드의 합으로 상태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면 점 스펙트럼의 역할이 보인다.
  • 전파인자와 iϵi\epsilon 처방의 계산 실무는 [3] 2장에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1. Srednicki, M. (2007). Quantum Field The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2. Weinberg, S. (1995). The Quantum Theory of Fields, Vol. 1: Foundations. Cambridge University Press.
  3. Peskin, M. E. and Schroeder, D. V. (1995). An Introduction to Quantum Field Theory. Westview Press.
  4. Zee, A. (2016). Group Theory in a Nutshell for Physicists. Princeton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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