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A 물리학 · A5 양자중력과 완전한 통일

A5-1중력 양자화의 벽

아인슈타인-힐베르트 작용의 결합상수가 음의 질량 차원을 가진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고리 하나마다 발산 차수가 올라가는 것을 세어 일반상대론이 재규격화 불가능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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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 없는 요지

나머지 세 힘은 같은 틀에서 양자화되었는데 중력만 되지 않는다. 이유는 중력이 신비해서가 아니라 중력의 결합상수가 다른 힘들과 다른 종류의 양이기 때문이다. 다른 힘의 결합상수는 단위 없는 숫자인데 뉴턴 상수에는 길이의 제곱이 붙는다. 그래서 계산을 정밀하게 할수록, 즉 고리를 하나씩 더 그릴수록 새로운 미지수가 계속 생겨나고 어느 유한한 개수의 측정으로도 이론을 고정할 수 없다. 이 단원은 그 사실을 비유가 아니라 세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이 중력 양자론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본다.

동기 · 왜 같은 방법이 중력에서만 멈추는가

전자기력, 약한 상호작용, 강한 상호작용은 모두 같은 절차를 통과했다. 게이지 장을 정의하고, 섭동 전개를 하고, 발산을 몇 개의 상수에 흡수시키고, 남은 것을 예측으로 쓴다. 양자전기역학의 전자 이상 자기 모멘트는 이 절차가 열두 자리까지 맞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중력에도 같은 절차를 적용할 수 있다. 계량을 평평한 배경 위의 요동으로 쓰고, 꼭짓점 규칙을 뽑고, 고리를 그린다. 실제로 1-루프까지는 계산이 된다. 문제는 그다음에 생긴다. 흡수해야 할 상수의 개수가 유한하지 않다.

흔히 "중력과 양자역학은 양립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이 문장은 부정확하다. 정확한 진술은 이렇다. 일반상대론을 플랑크 척도까지 유효한 근본 이론으로 놓고 섭동 양자화하면 예측력이 없다. 저에너지에서는 오히려 잘 작동한다. 이 단원의 목표는 그 경계선을 차원 분석으로 정확히 긋는 것이다.

핵심 수식

아인슈타인-힐베르트 작용에서 출발한다.

SEH=116πGd4xg  R(1)S_{\text{EH}} = \frac{1}{16\pi G}\int \dd^4x\,\sqrt{-g}\;R \tag{1}

계량을 평평한 배경 위의 요동으로 전개한다.

gμν=ημν+κhμν,κ2=32πG=32πMP2(2)g_{\mu\nu} = \eta_{\mu\nu} + \kappa\,h_{\mu\nu}, \qquad \kappa^2 = 32\pi G = \frac{32\pi}{M_P^2} \tag{2}

여기서 MP=G1/2=1.22×1019GeVM_P = G^{-1/2} = 1.22\times10^{19}\,\mathrm{GeV} 가 플랑크 질량이다. 핵심은 결합상수의 차원이다.

[G]=2,[κ]=1(3)[G] = -2, \qquad [\kappa] = -1 \tag{3}

그 결과 LL 고리 도형의 표면적 발산 차수가 고리 수와 함께 자란다.

D=2L+2(4)D = 2L + 2 \tag{4}

유도 · 차원을 세고 발산을 세기

자연 단위에서 작용은 무차원이고 [d4x]=4[\dd^4x] = -4 이므로 라그랑지안 밀도는 [L]=4[\lag] = 4 다. 리치 스칼라는 계량의 이차 미분이므로 [R]=2[R] = 2 다. (1) 이 맞으려면 [1/G]=2[1/G] = 2, 즉 (3) 이다. 반면 양자전기역학의 ee 나 양-밀스의 gg[g]=0[g] = 0 이다. 이 한 줄이 이후의 모든 차이를 만든다.

(2)κ\kappa 인자는 hμνh_{\mu\nu} 가 표준 운동항 hh\partial h\,\partial h 를 갖도록, 즉 [h]=1[h] = 1 이 되도록 고른 것이다. (1)hh 로 전개하면 항의 모양이 정해진다. 계량 행렬식과 역계량과 크리스토펠 기호를 모두 전개하면 nn 개의 hh 를 가진 항은 항상 미분 두 개를 달고 나온다.

Lκn22hn\lag \supset \kappa^{\,n-2}\,\partial^2 h^{\,n}

차원을 확인하면 (n2)(1)+2+n=4(n-2)(-1) + 2 + n = 4 로 맞는다. 요점은 꼭짓점이 늘어날수록 κ\kappa 가 곱해진다는 것, 그리고 모든 꼭짓점이 미분 두 개를 가진다는 것이다. 게이지 이론의 꼭짓점이 미분을 많아야 하나 가지는 것과 대비된다.

이제 센다. LL 고리, VV 꼭짓점, II 내부선 도형에서 운동량 적분은 d4k\dd^4kLL 개, 전파 인자는 1/k21/k^2II 개, 꼭짓점은 운동량 두 개씩이다.

D=4L2I+2VD = 4L - 2I + 2V

고리 수의 정의 L=IV+1L = I - V + 1 에서 I=L+V1I = L + V - 1 을 넣으면

D=4L2(L+V1)+2V=2L+2D = 4L - 2(L+V-1) + 2V = 2L + 2

(4) 을 얻는다. VV 가 상쇄되어 사라지는 것이 결정적이다. 도형이 아무리 복잡해도 발산 차수는 오직 고리 수로 정해지고, 고리를 하나 더할 때마다 DD 가 2씩 올라간다.

D=2L+2D = 2L+2 의 뜻은 LL 고리에서 미분 2L+22L+2 개짜리 반대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루프에서는 R2R^2 형태, 2-루프에서는 R3R^3 형태, 그다음은 R4R^4 형태로 끝없이 이어진다. 각 반대항은 실험으로 정해야 하는 새 계수를 하나씩 데려온다. 계수가 무한히 많으면 유한한 개수의 측정으로 이론을 고정할 수 없고, 이것이 재규격화 불가능의 정의다 [1].

계산은 실제로 이 예상을 따라갔다. 트호프트와 펠트만은 1974년에 물질이 없는 1-루프 중력의 발산이 운동 방정식 위에서 사라짐을 보였다. RμνR_{\mu\nu} 에 비례하는 항은 진공 방정식 Rμν=0R_{\mu\nu}=0 에서 0이기 때문이다. 이 우연은 물질을 하나만 넣어도 깨진다. 고로프와 사뇨티는 1986년에 2-루프 반대항이 바일 텐서 세제곱에 비례하며 운동 방정식 위에서도 살아남음을 계산했다. 계수는 209/2880(4π)4209/2880\,(4\pi)^{-4} 였다. 예상은 이 시점에 증명이 되었다.

예제 1 · 유효 이론으로서의 중력

(4) 이 말하는 것은 "중력을 양자적으로 계산할 수 없다"가 아니다. 고리 전개의 전개 변수가 무엇인지 보면 된다. 에너지 EE 의 과정에서 고리 하나는 κ2E2=32πE2/MP2\kappa^2E^2 = 32\pi E^2/M_P^2 만큼을 기여한다. EMPE \ll M_P 이면 이것은 극히 작은 수다.

그래서 중력을 유효 이론으로 다루면 최저 차수 보정은 계수 없이 예측된다. 뉴턴 퍼텐셜의 양자 보정이 그 예다.

V(r)=Gm1m2r[1+3G(m1+m2)rc2+4110πGr2c3](5)V(r) = -\frac{G m_1 m_2}{r}\left[1 + \frac{3G(m_1+m_2)}{r c^2} + \frac{41}{10\pi}\frac{G\hbar}{r^2c^3}\right] \tag{5}

둘째 항은 고전 일반상대론의 보정이고 셋째 항이 \hbar 를 달고 있는 진짜 양자 보정이다. 41/10π41/10\pi 라는 계수는 반대항의 임의성과 무관하게 정해진다. 장거리에서 지배적인 것은 무거운 반대항이 아니라 무질량 중력자의 고리이기 때문이다. 수소 원자 크기에서 이 보정의 상대 크기는 104810^{-48} 수준이라 관측 가능성은 없지만, 계산 가능성은 원리의 문제다.

예제 2 · 페르미 이론과의 대조

이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베타 붕괴의 페르미 이론도 [GF]=2[G_F] = -2 인 결합상수를 가졌고 EGF1/2300GeVE \sim G_F^{-1/2} \sim 300\,\mathrm{GeV} 에서 유니터리성이 깨졌다. 그 벽은 새 원리가 아니라 새 입자로 해결되었다. WW 보손이 접점 네 페르미온 꼭짓점을 두 개의 세 점 꼭짓점으로 풀어 헤쳤고, GF/2=g2/8MW2G_F/\sqrt2 = g^2/8M_W^2 로 무차원 결합상수가 복원되었다.

이 선례는 두 가지를 동시에 시사한다. 하나는 낙관이다. 비재규격화성은 이론의 사망 선고가 아니라 새 물리의 척도를 알려 주는 지표다. 다른 하나는 경고다. 페르미 이론의 경우 유효 이론 자체가 WW 보손의 질량과 결합상수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마찬가지로 (4) 은 플랑크 척도에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만 말하고, 그것이 끈인지 시공간의 이산 구조인지 [2] 자외선 고정점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한편 반대항을 애초에 작용에 넣어 버리는 길도 있다. R2R^2RμνRμνR_{\mu\nu}R^{\mu\nu} 를 더하면 전파 인자가 1/k41/k^4 로 되어 이론이 재규격화 가능해진다. 대가는 부분분수로 드러난다. 1/k4=(1/k21/(k2+m2))/m21/k^4 = (1/k^2 - 1/(k^2+m^2))/m^2 의 둘째 항이 음의 잔여를 가진 상태, 즉 유령이다. 확률이 음수가 된다. 재규격화 가능성과 유니터리성을 맞바꾼 셈이다.

연습문제

문제 1유도형

스칼라 장 ϕ\phi 가 중력과 최소 결합할 때 ϕ4\phi^4 이론의 꼭짓점 하나를 포함한 도형에도 (4) 이 그대로 성립하는지 확인하고, 성립하지 않는다면 일반화된 식을 쓰시오.

해설

ϕ4\phi^4 꼭짓점은 미분을 갖지 않으므로 D=4L2I+2VgD = 4L - 2I + 2V_g 에서 VgV_g 는 중력 꼭짓점만 센다. 전체 꼭짓점 수를 V=Vg+VϕV = V_g + V_\phi 로 쓰면 I=L+V1I = L + V - 1 이므로 D=4L2(L+Vg+Vϕ1)+2Vg=2L+22VϕD = 4L - 2(L+V_g+V_\phi-1) + 2V_g = 2L + 2 - 2V_\phi 다. 미분 없는 꼭짓점은 발산 차수를 낮춘다.

흔한 오류는 (4) 을 도형 종류와 무관한 보편 공식으로 외우는 것이다. 유혹적인 이유는 유도에서 VV 가 깔끔하게 상쇄되었기 때문인데, 그 상쇄는 "모든 꼭짓점이 미분 두 개"라는 조건에서만 일어난다. 중요한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중력 꼭짓점 수를 늘리지 않고 고리를 늘릴 수는 없으므로 순수 중력 부분에서는 여전히 DD 가 고리와 함께 자란다.

문제 2계산형

κ2E2\kappa^2E^2 가 1이 되는 에너지를 구하고, 이를 LHC 의 충돌 에너지와 비교하시오.

해설

κ2E2=32πE2/MP2=1\kappa^2 E^2 = 32\pi E^2/M_P^2 = 1 에서 E=MP/32π=1.22×1019/10.01.2×1018GeVE = M_P/\sqrt{32\pi} = 1.22\times10^{19}/10.0 \approx 1.2\times10^{18}\,\mathrm{GeV} 다. 이것이 줄어든 플랑크 질량 MP/8π=2.4×1018GeVM_P/\sqrt{8\pi} = 2.4\times10^{18}\,\mathrm{GeV} 와 같은 규모다. LHC 의 1.4×104GeV1.4\times10^4\,\mathrm{GeV} 와는 열네 자릿수 차이다. 따라서 가속기에서 중력 고리 보정의 상대 크기는 102810^{-28} 수준이다.

흔한 오류는 MPM_P 를 그대로 쓰고 8π8\pi32π32\pi 인자를 무시하는 것이다. 자릿수 추정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여분 차원 모형처럼 유효 플랑크 척도를 TeV 근처로 끌어내리는 논의에서는 이 인자가 결론을 바꾼다. 어떤 규약의 플랑크 질량인지 매번 명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문제 3개념 진술형

"중력은 재규격화 불가능하므로 중력에 대해서는 어떤 양자적 예측도 할 수 없다"는 문장을 반박하시오.

해설

(5) 의 셋째 항이 반례다. 이 계수는 무질량 중력자 고리의 비해석적 기여에서 나오고, 어떤 자외선 완성을 고르든 달라지지 않는다. 재규격화 불가능성이 막는 것은 플랑크 척도까지 유효한 전 영역 예측이지, 저에너지 예측 자체가 아니다.

흔한 오류는 재규격화 가능성을 예측력의 필요조건으로 보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1970년대까지의 교육이 재규격화 가능성을 이론 선택의 기준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유효 이론의 관점이 자리 잡은 뒤로는 반대로 읽는다. 모든 이론은 어떤 척도까지의 유효 이론이고, 재규격화 불가능한 항은 그 척도가 어디인지 알려 주는 정보다.

더 읽기

  • 선형화 중력과 중력자 전파 인자는 [3] 7장에 있다. (2) 의 규약이 책마다 다르니 κ\kappa 정의를 먼저 확인한다.
  • 작용과 변분 원리의 엄밀한 처리는 [4] 부록 E 를 본다.
  • 중력을 장이론의 언어로 다시 쓰는 서술은 [5]에 있다.
  • 표면적 발산 차수와 재규격화 가능성의 일반론은 [1] 22장이다.

참고문헌

  1. Schwartz, M. D. (2014). Quantum Field Theory and the Standard Model. Cambridge University Press.
  2. Rovelli, C. (2004). Quantum Gravi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3. Carroll, S. M. (2004). Spacetime and Geometry: An Introduction to General Relativity. Addison Wesley.
  4. Wald, R. M. (1984). General Relativity. University of Chicago Press.
  5. Zee, A. (2010). Quantum Field Theory in a Nutshell. Princeton University Press, 2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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