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2형이상학에서 일원론의 뜻
"모든 것은 하나다"라는 문장을 실체 일원론, 속성 일원론, 우선성 일원론으로 갈라 각각 무엇의 개수를 세는 주장인지 확정하고, 세 축이 서로 독립임을 보인다.
다룰 질문
"모든 것은 하나다"라는 문장은 무엇의 개수를 세는가. 이 물음에 답하지 않으면 일원론을 지지할 수도 반박할 수도 없다. 세는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문장은 부정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답이 갈리는 곳은 세 군데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의 개수, 근본 속성 종류의 개수, 그리고 의존 방향이다. B1-1 이 확정한 실체·속성·관계·사건 네 어휘가 앞의 두 자리를 갈라 준다. 세 번째 자리는 관계 항목에 해당하며, 인과와 구분해 쓰는 근거지음이 그 자리를 맡는다. 이 단원은 B1-1 의 어휘를 일원론이라는 낱말 하나에 적용해 세 갈래로 쪼개는 일만 한다.
물리학과의 대조는 여기서 하지 않는다. B0-1 이 정한 자리 규칙대로, 한 단원 안에서 두 범주를 동시에 움직이지 않는다. 대조는 C1-3 의 일이다.
물리학 쪽 사실
이 단원에서 물리학은 전제를 공급하지 않는다. 하는 일은 하나, 대조군 역할이다.
B0-1 의 접점 절에서 표시해 둔 대로, 양성자 붕괴 탐색이나 결합상수 러닝은 관측으로 부정될 수 있는 주장이다. 관측 장비와 유효 숫자가 승패를 가른다. 아래에서 다룰 세 일원론에는 그런 장비가 없다. 어느 것도 검출기 하나로 무너지지 않으며, 대신 논증의 일관성과 설명 부담으로 다툰다.
이 차이를 먼저 적어 두는 이유는, 형이상학적 입장에 물리학의 언어를 빌려 주면 곧바로 범주 오류가 생기기 때문이다. B0-1 의 규칙에 따르면 접점은 표시까지만 허용되고, 접점을 주장으로 바꾸려면 별도의 다리가 필요하다. 그 다리는 C1-3 에서 검사한다.
형이상학 쪽 입장들
실체 일원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곧 실체가 하나뿐이라는 주장이다. 스피노자의 실체는 자기 자신에 의해 존재하고 자기 자신을 통해 파악되는 것이며, 그런 것은 신 또는 자연 하나뿐이다 [1]. 중요한 것은 이 주장이 다양성을 지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한한 속성과 무수한 양태가 실재한다. 하나인 것은 독립성의 담지자이지 세계의 항목 수가 아니다.
비교 기준은 아리스토텔레스다. 여기서 실체는 개별자 하나하나이고 따라서 실체는 여럿이다 [2]. 같은 낱말이 한쪽에서는 자립성을, 다른 쪽에서는 기체를 가리킨다. B1-1 에서 실체와 속성을 갈라 두지 않으면 두 입장은 대화조차 되지 않는다.
속성 일원론
근본 속성의 종류가 하나뿐이라는 주장이다. 물리주의가 대표 사례로, 세계의 모든 사실이 물리적 사실에 수반한다고 본다. 김재권의 정식화에서 관건은 정신적 속성이 인과적 일을 하려면 물리적 속성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3]. 중립 일원론도 여기에 속하는데, 근본 속성이 물리적이지도 정신적이지도 않은 제3의 종류 하나라고 본다.
이 주장은 실체의 개수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물리적 속성만 근본이면서 개별 사물은 얼마든지 많을 수 있다.
우선성 일원론
여럿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되, 전체가 부분보다 존재론적으로 앞선다는 주장이다. 샤퍼의 정식화에서 근본적인 것은 우주 전체 하나이고, 부분들은 존재하지만 전체에 의해 근거지어진다 [4]. 여기서 세는 것은 항목 수가 아니라 근거지음 사슬의 뿌리 개수다.
이 입장은 존재 일원론과 다르다. 존재 일원론은 구체적 대상이 오직 하나라고 말해 손과 컵의 실재를 부정하지만, 우선성 일원론은 손과 컵을 그대로 두고 의존 방향만 뒤집는다.
일자
플로티노스의 일자는 위 셋 어디에도 깔끔히 들어가지 않는다. 일자는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존재를 넘어선 것으로 놓이므로, 일자에 대한 긍정 서술이 원칙적으로 막힌다 [5]. 부정의 방식으로만 접근된다는 것은 반례를 구성할 자리도 없다는 뜻이다. 분류표에 넣되 다투는 방식이 다르다는 표시를 함께 단다.
| 갈래 | 세는 것 | 여럿을 부정하는가 | 대표 | 다투는 방식 |
|---|---|---|---|---|
| 실체 일원론 | 독립적 존재자의 수 | 양태의 다양성은 유지 | 스피노자 | 실체 정의의 일관성 |
| 속성 일원론 | 근본 속성 종류의 수 | 부정하지 않음 | 물리주의, 중립 일원론 | 수반과 환원의 성립 여부 |
| 우선성 일원론 | 근거지음 뿌리의 수 | 부정하지 않음 | 샤퍼 | 의존 방향의 논증 |
| 일자 | 셈의 대상이 아님 | 서술 자체가 제한됨 | 플로티노스 | 부정 신학, 반례 불가 |
대조와 정리
세 갈래가 재는 축은 서로 독립이다. 조합을 보면 분명해진다.
- 스피노자는 실체 1 · 속성 다수다. 실체 일원론이면서 속성 일원론이 아니다.
- 표준적 물리주의는 실체 다수 · 속성 1 이다. 앞과 정반대 조합이다.
- 샤퍼는 실체 다수 · 속성 다수이면서 근거지음 뿌리만 1 이다.
세 사람 모두 일원론자로 불리지만 셋 중 어느 둘도 같은 문장을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원론이 참인가"라는 물음은 아직 물음이 아니다. 어느 축에서 세는지를 밝힌 다음에야 물음이 된다.
한 가지가 셋 모두에 공통된다. 어느 갈래도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수와 의존 방향에 대한 주장은 동역학을 고르지 못한다. 설명의 종류 구분으로 말하면, 일원론은 사건을 예측하는 설명이 아니라 존재론적 목록을 정리하는 설명을 준다.
명제 분해
| 명제 | 내용 | 분류 | 검증 경로 |
|---|---|---|---|
| P1 | 일원론이라는 낱말은 실체, 근본 속성 종류, 근거지음 뿌리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를 센다. | 세 축 중 둘을 동시에 만족하지 않는 실제 입장을 제시하면 지지된다. 스피노자와 물리주의가 반대 조합이라는 사실이 그 예다. | |
| P2 | 실체 일원론은 다양성의 부정을 함축하지 않는다. | 실체가 하나라는 전제에서 양태의 실재를 부정하는 타당한 논증을 제시하면 반박된다. | |
| P3 | 우선성 일원론은 부분의 존재를 인정하므로 존재 일원론과 다른 주장이다. | 두 입장이 같은 결론을 내는 사례를 찾으면 구분이 흐려진다. 손의 실재 여부에서 갈리므로 현재는 유지된다. | |
| P4 | 어떤 일원론도 특정 동역학이나 대칭군을 고르지 못한다. | 한 일원론 명제만으로 특정 라그랑지안이 도출되는 논증이 제시되면 반박된다. | |
| P5 | 일원론 명제는 단일 관측으로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물리학의 가설과 다른 부류에 속한다. | 물리적 | 어떤 일원론을 직접 배제하는 관측 설계를 제시하면 반박된다. 양성자 붕괴 탐색은 모형을 배제할 뿐 일원론을 배제하지 않는다. |
P5 만 물리 쪽 대조에 걸리고 나머지는 모두 형이상학적 명제다.
논증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 논증 가능. 어떤 입장이 어느 축에서 하나를 주장하는지, 두 입장이 같은 주장인지 다른 주장인지, 한 입장이 자기 전제와 일관된지, 어떤 결론이 그 전제에서 따라 나오지 않는지.
- 논증 불가능 (이 단원의 자료만으로). 세 일원론 중 어느 것이 참인지, 일원론과 다원론 중 어느 쪽이 세계에 맞는지, 일원론이 물리학의 통일과 같은 것을 말하는지.
두 번째 목록의 셋째 항목을 첫째 목록으로 옮기려면 다리가 필요하고, 다리를 놓지 않은 채 옮기면 범주 오류다. 실제 글에서 이 오류는 대개 "근본"이라는 낱말 하나를 물리학과 형이상학이 나눠 쓰면서 일어난다.
과제와 산출물
문제 1분류형
다음 세 문장이 각각 어느 갈래의 일원론인지 밝히고, 그렇게 판정한 근거가 되는 축을 함께 쓰시오.
- 물질과 정신은 같은 것의 두 측면이며, 그 같은 것은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다.
- 개별 사물은 실재하지만 그것들이 무엇인지는 우주 전체의 상태가 정한다.
- 존재하는 것은 신뿐이며, 우리가 사물이라 부르는 것은 신의 변용이다.
해설
1 은 속성 일원론이다. 세는 것은 근본 속성의 종류이고, 그 종류가 하나이되 물리적이지도 정신적이지도 않다는 중립 일원론 판본이다. 실체가 몇인지는 이 문장이 말하지 않는다.
2 는 우선성 일원론이다. 개별 사물의 실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면서 결정 방향만 전체에서 부분으로 놓았다. 세는 것은 근거지음 뿌리의 개수다 [4].
3 은 실체 일원론이다. 변용이라는 낱말이 양태를 가리키므로 다양성은 유지되고, 하나인 것은 자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의 수다 [1].
흔한 오류는 2 를 실체 일원론으로 읽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전체가 정한다"가 개별자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립성의 부정은 존재의 부정이 아니다. 부분은 의존적으로 존재하며, 의존적 존재도 존재다. 이 구분을 놓치면 우선성 일원론과 존재 일원론이 뭉개진다.
문제 2오류 진단형
다음 주장에서 축이 바뀌는 지점을 지적하시오.
물리주의가 옳다면 근본적인 것은 물리적 속성뿐이다. 따라서 세계에는 단 하나의 것만 있으며, 우리가 보는 구분은 편의상의 구획일 뿐이다.
해설
전건은 속성 축에서의 주장이고 후건은 실체 축에서의 주장이다. 근본 속성의 종류가 하나라는 것과 존재자의 수가 하나라는 것 사이에는 어떤 함축 관계도 없다. 전자를 참으로 두어도 전자, 쿼크, 광자는 여전히 여럿이다.
두 번째 문장의 뒷부분은 한 걸음 더 나간다. 구분이 편의상의 구획이라는 주장은 개수에 대한 주장이 아니라 그 구분의 실재성에 대한 주장이며, 앞의 어느 전제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이 문장을 살리려면 "근본 종류가 하나면 그 종류로 기술되지 않는 구분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별도의 전제를 세워야 하고, 그 전제 자체가 다툼거리다 [3].
흔한 오류는 "근본"이라는 낱말이 두 문장에서 같은 것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두 경우 모두 더 이상 기댈 데가 없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은 속성의 근본성이고 뒤는 존재의 근본성이며, 둘을 잇는 것은 논증이지 낱말이 아니다.
산출물. 위 분류표를 자기 언어로 다시 만든다. 열은 네 개를 유지하되, 각 갈래마다 "이 주장이 거짓이 되는 조건"을 한 줄씩 덧붙인다. 조건을 쓸 수 없는 갈래가 있다면 왜 쓸 수 없는지를 적는다.
더 읽기
- [1] 1부 정의 3 과 정리 14. 실체 정의에서 유일성이 어떻게 따라 나오는지가 논증의 전부다.
- [4] 는 우선성 일원론을 현대적으로 복권시킨 글이다. 존재 일원론과의 구분이 1절에 있다.
- [5] 는 서술 불가능한 하나를 다루는 방식의 본보기다. 위 세 갈래의 분류가 어디서 멈추는지 보여 준다.
- [3] 는 속성 일원론이 감당해야 할 부담을 정신 인과 문제로 구체화한다.
참고문헌
- Spinoza, B. (1996). Ethics. Penguin Classics.
- Aristotle (1924). Metaphysics. Oxford University Press.
- Kim, J. (2005). Physicalism, or Something Near Enough. Princeton University Press.
- Schaffer, J. (2010). Monism: The Priority of the Whole. Philosophical Review.
- Plotinus (1991). The Enneads. Penguin Classics.
초고 AI 보조이 글은 초고 작성에 AI 보조를 썼습니다. 수식 유도와 인용은 사람이 확인해야 검토 완료로 올라갑니다.사용 범위
개념 연결
- 일원론Monism근본적인 것이 하나라는 형이상학적 입장. 무엇이 하나인가에 따라 실체 일원론, 속성 일원론, 우선성 일원론으로 갈린다.
- 근거지음GroundingA 때문에 B가 성립한다는 비인과적 의존 관계. 인과와 달리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무엇이 더 근본적인지를 따질 때 쓰는 어휘다.
- 범주 오류Category mistake어떤 범주에 속한 것에만 쓸 수 있는 술어를 다른 범주의 것에 붙이는 잘못. 문장이 문법적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참도 거짓도 될 수 없다.
- 설명의 종류Kinds of explanation무엇으로 설명했다고 볼 것인가에 대한 서로 다른 모형. 법칙 포섭, 인과, 통일, 목적론 네 가지를 구분하면 물리적 설명과 형이상학적 설명이 겹치는 지점이 보인다.
이 단원을 근거나 참조로 쓰는 글
- 논문 요약불변 변분 문제
- 개념 글대칭이 왜 물리학의 중심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