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3두 "하나"의 대조
물리적 통일과 형이상학적 일원론이 각각 무엇을 주장하고 무엇을 주장하지 않는지 나눠 쓰고, 둘을 잇는 세 가지 다리에 어떤 추가 전제가 숨어 있는지 드러낸다.
다룰 질문
물리학은 힘이 하나가 된다고 말하고 형이상학은 실재가 하나라고 말한다. 같은 낱말을 쓰는 두 주장이 같은 것을 주장하는가.
이 단원의 답은 아니오다. 다만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글에서 둘은 늘 이어져 쓰이므로, 이어 붙이는 다리가 정확히 어떤 모양인지 보고 그 다리가 딛고 선 판자, 곧 물리학에도 형이상학에도 들어 있지 않은 추가 전제를 꺼내 놓아야 한다. 이 단원의 산출물은 대조표와 그 추가 전제 목록이다.
물리학 쪽 사실
근거 단원에서 가져오는 물리 쪽 사실은 두 가지이며, 둘 다 이론의 형식에 대한 사실이다.
첫째, A1-3 에서 본 대로 연속 대칭 하나에 보존류 하나가 대응한다 [1]. 이때 대칭은 라그랑지안의 성질이다. 작용을 불변으로 두는 변환의 집합이 대칭군이고, 보존량은 그 집합에서 따라 나온다. 어떤 대상이 몇 개 존재하는지는 이 유도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둘째, 통일의 정도는 줄어든 자유 매개변수의 개수로 잰다. C1-1 에서 세운 이 척도 역시 A1-3 의 결과에 기대고 있다. 대칭군을 키우면 독립 상수 사이에 관계가 생기고, 그 관계가 새 예측을 낳는다. 에서 결합상수가 둘로 남고 에서 하나가 되는 차이가 여기서 나온다.
셋째로 덧붙일 것은 사실이 아니라 규칙이다. B0-1 이 정한 대로 이 절의 내용은 다음 절의 전제로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넘기려면 넘긴다고 쓰고 그 대가를 밝혀야 한다.
형이상학 쪽 입장들
C1-2 에서 확정한 세 갈래를 B1-1 의 실체·속성·관계 어휘로 다시 적으면 이렇다.
- 실체 일원론은 자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하나라고 말한다. 세는 것은 존재자다.
- 속성 일원론은 근본 속성의 종류가 하나라고 말한다. 세는 것은 종류다.
- 우선성 일원론은 근거지음 사슬의 뿌리가 하나라고 말한다. 세는 것은 의존 관계의 방향과 출발점이다 [2].
세 갈래 모두 개수 또는 의존 방향에 대한 주장이고, 어느 것도 운동 방정식을 포함하지 않는다. B1-1 의 네 어휘를 여기에 걸면 이유가 분명해진다. 셋 다 실체와 속성, 그리고 그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진술이지 사건의 연쇄에 대한 진술이 아니다. 근거지음 역시 동시적 의존 관계이지 시간에 따른 전개가 아니다. 물리 이론이 주는 것은 바로 그 시간에 따른 전개다.
대조와 정리
| 항목 | 물리적 통일 | 형이상학적 일원론 |
|---|---|---|
| 주장의 대상 | 이론의 형식 (대칭군, 결합상수 수) | 세계의 목록 또는 의존 구조 |
| 세는 것 | 자유 매개변수의 개수 | 실체 · 근본 속성 종류 · 근거지음 뿌리 |
| 성공 조건 | 독립이던 양 사이에 관계가 생김 | 전제와 결론이 일관되고 설명 부담을 감당함 |
| 부정되는 방식 | 예측된 값이 관측과 어긋남 | 반례 구성, 내적 모순, 더 나은 대안 |
| 시간 | 에너지 규모에 따라 달라짐 | 규모와 무관 |
| 실패해도 남는 것 | 저에너지 유효 기술은 그대로 | 세 갈래 중 다른 갈래로 후퇴 가능 |
두 열은 어느 칸에서도 겹치지 않는다. 특히 넷째 줄이 결정적이다. 반증 가능성이 있는 주장과 없는 주장은 같은 저울에 오르지 않는다. 슈퍼카미오칸데가 최소 를 배제했을 때 배제된 것은 한 모형이지 일원론의 어느 갈래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둘을 잇는 글은 계속 쓰인다. 다리는 대개 셋 중 하나다.
다리 1. 통일에서 일원론으로. "근본 이론이 하나의 대칭군으로 적히면 근본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하나다." 여기 숨은 추가 전제는 기술의 단일성이 존재의 단일성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 전제는 물리학에서 나오지 않는다. 반례도 곧바로 나온다. 아래에서도 서로 다른 표현에 놓인 장들이 여럿이고, 하나의 군에 담기는 것과 하나의 것이 되는 것은 다르다. 모리슨이 실제 통일 사례들에서 수학적 구조의 통합과 물리적 기작의 통합이 자주 어긋난다고 지적한 것이 이 자리다 [3].
다리 2. 일원론에서 통일로. "실재가 근본적으로 하나라면 그것을 기술하는 닫힌 이론이 하나 있어야 한다." 숨은 전제는 존재의 구조가 우리가 적을 수 있는 형식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인식론적 낙관이다. 실체가 하나라는 전제에서 그 실체가 유한한 기호로 기술된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C1-2 에서 본 일자가 이 다리의 반례다. 하나이면서 서술 불가능한 것이 논리적으로 가능하다면, 일원론은 통일 이론의 존재를 보증하지 못한다.
다리 3. 설명적 덕목을 통한 우회. "통일된 이론이 더 잘 설명하므로 실재도 통일적일 것이다." 숨은 전제는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이며, 이것은 실재론 논쟁 전체를 끌고 들어온다. 판 프라센은 설명적 덕목이 이론 선택의 실용적 기준일 뿐 참의 지표가 아니라고 본다 [4]. 이 전제를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받아들였다는 사실 자체는 적어야 한다.
세 다리 모두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는 것은 통행료가 있다는 것이고, 그 통행료는 물리학이 아니라 형이상학의 화폐로 낸다. 마우들린이 물리 이론의 존재론을 읽어 낼 때 해석적 전제를 매번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같다 [5].
명제 분해
| 명제 | 내용 | 분류 | 검증 경로 |
|---|---|---|---|
| P1 | 물리적 통일은 이론의 형식에 대한 주장이며 존재자의 개수를 말하지 않는다. | 물리적 | 대칭군의 크기에서 존재자의 수가 도출되는 유도를 제시하면 반박된다. 뇌터 정리의 유도에는 그런 단계가 없다. |
| P2 | 형이상학적 일원론은 특정 라그랑지안이나 대칭군을 고르지 못한다. | 한 일원론 명제만으로 특정 이론이 배제되거나 선택되는 논증이 제시되면 반박된다. | |
| P3 | 통일에서 일원론으로 가는 논증은 기술의 단일성이 존재의 단일성을 반영한다는 추가 전제를 필요로 한다. | 그 전제 없이 통일에서 일원론을 끌어내는 타당한 논증이 제시되면 반박된다. | |
| P4 | 일원론에서 통일 이론의 존재로 가는 논증은 기술 가능성이라는 추가 전제를 필요로 한다. | 하나이면서 유한한 형식으로 기술되지 않는 대상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함을 보이면 반박된다. | |
| P5 | 대통일 모형의 실패는 어떤 일원론도 반박하지 않고, 어떤 일원론의 참도 대통일을 보증하지 않는다. | 물리적 | 양성자 붕괴 한계가 특정 일원론을 배제하는 경로를 제시하면 반박된다. 현재까지 배제된 것은 모형뿐이다. |
| P6 | 두 주장은 부정되는 방식이 다르므로 한쪽의 증거가 다른 쪽의 증거로 그대로 옮겨지지 않는다. | 한쪽의 관측 증거가 다른 쪽의 논증 부담을 실제로 덜어 주는 사례를 제시하면 약화된다. |
P1 과 P5 는 물리적 명제이고 나머지는 형이상학적 명제다. P3 과 P4 가 이 단원의 핵심 산출물이다. 둘 다 "무엇이 참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더 필요한가"의 형식을 띤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논증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 논증 가능. 두 주장이 서로 다른 것을 센다는 것, 각 주장이 부정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 둘을 잇는 논증에 어떤 전제가 추가로 필요한지, 그 전제가 어느 쪽에서도 공짜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
- 논증 불가능 (이 단원의 자료만으로). 추가 전제가 참인지, 통일 이론이 완성될 것인지, 세계가 실제로 하나인지, 완성된 통일 이론이 실재의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는지.
두 목록의 경계가 이 모듈 전체의 결론이다. 경계를 넘을 때마다 넘는다고 쓰는 것이 트랙 C 의 규칙이고, 쓰지 않고 넘으면 범주 오류다. B0-1 의 자리 정하기가 여기서 실제 작업 규칙으로 바뀐다.
과제와 산출물
문제 1전제 추출형
다음 문장에서 숨은 추가 전제를 찾아 한 문장으로 적고, 그 전제가 물리학과 형이상학 중 어느 쪽 주장인지 밝히시오.
모든 힘이 하나의 대칭군에서 나온다면, 결국 세계에는 단 하나의 근본 실재가 있는 셈이다.
해설
숨은 전제는 "이론이 하나의 대칭군으로 적힌다면 그 이론이 기술하는 실재도 하나다", 곧 기술의 단일성이 존재의 단일성을 반영한다는 명제다. 형이상학 쪽 주장이며, 뇌터 정리의 유도나 결합상수 계산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전제를 드러내고 보면 반례도 보인다. 하나의 단순군 아래에서도 쿼크와 렙톤은 서로 다른 표현에 놓이고, 같은 군에 담긴다는 것은 변환으로 연결된다는 뜻이지 같은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3].
흔한 오류는 이 전제를 전제로 보지 않고 물리학의 결과를 요약한 문장으로 보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앞 절의 물리 서술이 참이고 문장이 매끄럽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끄러움은 타당성이 아니다.
문제 2대조 진술형
"대통일 이론이 완성되면 일원론이 입증된다"와 "일원론이 참이면 대통일 이론이 존재한다" 중 어느 쪽이 더 약한 주장인지 판정하고, 두 주장이 각각 어떻게 부정되는지 쓰시오.
해설
둘 다 타당하지 않지만 실패의 방식이 다르다.
앞 문장은 형식에서 존재로 가는 다리 1 을 쓰고, 뒤 문장은 존재에서 기술 가능성으로 가는 다리 2 를 쓴다. 앞 문장은 반례로 즉시 무너진다. 결합상수가 하나가 되어도 서로 다른 장이 여럿 남기 때문이다. 뒤 문장은 반례를 구성하기가 조금 더 어렵지만, C1-2 의 일자처럼 하나이면서 서술 불가능한 대상이 논리적으로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만 보이면 된다.
강약을 재면 뒤 문장이 더 약한 주장이다. 통일 이론의 존재만 말할 뿐 그것이 발견된다거나 어떤 군인지는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약하다는 것이 참이라는 뜻은 아니다.
흔한 오류는 두 문장을 대우 관계로 묶어 하나를 보이면 다른 하나가 따라온다고 보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만약"과 "이면"이 마주 놓여 동치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문장의 전건과 후건은 아예 다른 범주에 있어 대우로 이어지지 않는다.
문제 3입장 진술형
다리 3 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거부하는 사람이 같은 관측 결과, 예컨대 양성자 붕괴 신호의 발견에 대해 각각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대비하시오.
해설
두 사람 모두 같은 물리적 결론을 낸다. 특정 대통일 모형이 살아남았고 바리온 수가 보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반증 가능성의 영역이고 이견이 없다.
다리 3 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여기에 한 걸음을 더한다. 매개변수를 줄이면서 새 예측에 성공한 이론은 실재의 구조를 더 잘 반영한다고 볼 이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거부하는 사람은 예측 성공이 경험적 적합성의 증가일 뿐이라고 본다 [4]. 두 사람의 차이는 관측에 있지 않고 관측을 무엇의 지표로 읽는가에 있다.
흔한 오류는 거부하는 쪽을 회의주의로 읽는 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는 실재를 말하지 않는 태도가 부정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입장은 실재가 통일적이지 않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 물음에 관측이 답하지 않는다고 말할 뿐이다.
산출물. 위 대조표를 자기 언어로 다시 만들고, 마지막 열에 "이 항목에서 두 주장을 혼동한 실제 문장" 을 하나씩 채운다. 이어서 500자 요지를 쓴다. 요지에는 세 다리 중 자신이 쓸 용의가 있는 다리를 하나 고르고, 그 다리의 추가 전제를 문장으로 적은 뒤, 그 전제를 지지할 논증이 어디에서 와야 하는지를 밝힌다.
더 읽기
- [3] 은 통일의 사례사를 통해 수학적 통합과 기작의 통합이 갈라지는 지점을 보여 준다. 다리 1 을 검사할 때 기준으로 쓴다.
- [4] 은 설명적 덕목이 참의 지표인가라는 물음을 정면으로 다룬다. 다리 3 의 통행료가 얼마인지 여기서 확인한다.
- [5] 은 물리 이론에서 존재론을 읽어 내는 절차를 사례별로 보여 준다.
- [2] 은 근거지음으로 정식화된 일원론이 물리학과 어떻게 다른 저울을 쓰는지 비교할 때 쓴다.
참고문헌
- Noether, E. (1918). Invariante Variationsprobleme. Nachrichten von der Gesellschaft der Wissenschaften zu Göttingen, Mathematisch-Physikalische Klasse, 235–257.
- Schaffer, J. (2010). Monism: The Priority of the Whole. Philosophical Review.
- Morrison, M. (2000). Unifying Scientific Theories: Physical Concepts and Mathematical Structures. Unifying Scientific Theori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 van Fraassen, B. C. (1989). Laws and Symmetry. Oxford University Press.
- Maudlin, T. (2007). The Metaphysics Within Physics. Oxford University Press.
초고 AI 보조이 글은 초고 작성에 AI 보조를 썼습니다. 수식 유도와 인용은 사람이 확인해야 검토 완료로 올라갑니다.사용 범위
개념 연결
- 통일 (물리학)Unification (physics)서로 달라 보이던 상호작용을 하나의 대칭군과 하나의 결합상수로 기술하게 되는 것. 통일의 정도는 줄어든 자유 매개변수의 개수로 잰다.
- 일원론Monism근본적인 것이 하나라는 형이상학적 입장. 무엇이 하나인가에 따라 실체 일원론, 속성 일원론, 우선성 일원론으로 갈린다.
- 근거지음GroundingA 때문에 B가 성립한다는 비인과적 의존 관계. 인과와 달리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무엇이 더 근본적인지를 따질 때 쓰는 어휘다.
- 범주 오류Category mistake어떤 범주에 속한 것에만 쓸 수 있는 술어를 다른 범주의 것에 붙이는 잘못. 문장이 문법적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참도 거짓도 될 수 없다.
- 반증 가능성Falsifiability어떤 관측이 있으면 이론이 틀렸다고 판정할 수 있는 성질. 포퍼는 이것을 과학과 비과학을 가르는 기준으로 제안했고, 이후 쿤과 라카토슈가 그 단순한 형태를 비판했다.
이 단원을 근거나 참조로 쓰는 글
- 논문 요약깨진 대칭과 게이지 보손의 질량